어지러울 난 亂, 봄 춘 春.

따뜻한 봄을 의미하는, 난춘 暖春 과 반대되는 의미의 동음이의어입니다. 상투적으로 쓰이는 건 후자이지만 오늘은 전자에 비중을 둔 이야기를 적어보려 합니다.

삶은 꼭 다의어 같습니다. 누구나 생을 이어가는 동안에는 삶을 살아가지만, 그 누구도 나와 같은 삶을 살지 않으니까요. 모두가 다른 의미를 좇고, 다른 행태를 보이며 자신만의 인생을 이어갑니다.

계절도 마찬가지 입니다. 누군가에게 따스한 계절일 봄은 누군가에게는 겨울만큼, 어쩌면 겨울보다 시린 계절 일지도 모릅니다.

봄꽃을 보면 눈물이 난다고 말하는 이가 있었습니다. 모든 게 새로 돋아나는 이 계절에 망가져 가는 건 나 하나뿐이라고. 계절은 푸름을 더해가는데, 시들어 가는 건 내 마음뿐이라는 말을 덧붙이며 말이죠.

어떤 찬란함은 상처가 됩니다. 그런 장면을 보았고, 느꼈고, 보고 있기에.

이 곡을 소개 드리고 싶습니다. 실낱같은 따뜻함 조차 상처가 되는,

봄과 다른 회색 지대를 걷는 사람들에게.

언젠가 메모장 한편에 써둔 시와, 이 가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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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와 나를 꼭 안자. 오늘을 살아내고 우리 내일로 가자.’

– 새소년, 난춘 亂春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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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지는 것이

무너지는 것이

피었다 저무는 것이

깨지는 것이

찢어지는 것이

주저앉는 것이

가냘프고 나약해서 그런걸까.

모난 매무새를 다듬어 가는 조약돌

고요하게 찾아와 떨어질 채비를 하는

봄꽃

일렁이는 파도

썩은 잎을 덜어내는 수목

거품을 물고 온 물 너울도

그 모든 것들이 태어나

쉴 새 없이 부딪히고 부서지듯

우리도 그런 것 뿐이다.

아무렇지 않게 숨을 내쉬며

입술을 열고 닫으며

피었다 저물기도 하면서

시절을 살아가는 거다.

우리도 결국은 자연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