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넷. Merry Christmas by 필

한 해의 마지막 행사 크리스마스

2022. 12. 28.

사계절에 맞추어 4인의 계절을 담아 보내요.

📮 계절의 갈피

겨울 넷. Merry Christmas!

한 해의 마지막 행사인 크리스마스가 벌써 다가왔습니다.

계절의 갈피를 시작하고 여러 갈피를 꽂으며 이번 2022년을 보냈는데, 벌써 마지막 크리스마스인 걸 체감하기에는 깜빡이는 크리스마스 전구 빛처럼 아득한 것 같습니다.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오나 싶더니 2023년이 코앞에 다가와 있습니다.

2022년도 우리를 보내기 못내 아쉬웠는지 지난 일주일 동안 함박눈이 가득 내려 걸음을 붙잡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매년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갈망했던 지난 시간의 제가 올해 크리스마스를 구경했더라면 루돌프가 되어서라도 이곳저곳을 쏘다니고 싶어 했을 겁니다. 하지만 부쩍 키가 자라 하늘과 가까워진 제 몸과 다르게 마음은 하늘과 멀어진 것 같습니다.

눈을 뭉쳐 사람을 만들고, 집을 짓고, 오리며 곰이며 갖은 생명을 빚던 저는 온데간데없고 길이 얼고 눈에 파묻힌 도시를 보며 한 편에 냉소적인 마음이 피어나곤 합니다.

쌓인 눈 위에 썰매를 끌며 빨갛게 볼이 상기된 아이들을 보며, 날씨를 꿋꿋하게 이겨내고 놀이를 즐기는 모습이 걱정되기도 하면서 그런 마음을 가질 수 있음에 부러운 마음이 일어납니다.

하늘에서 내리는 눈과 다가오는 새해를 기다리며 즐겁고 기대하는 마음이 아닌 걱정과 불안한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이 어른인가 싶기도 합니다.

눈이 많이 내려 출장을 가지 못하면 어떡할까, 길이 미끄러워 다치면 어떡할까, 다가오는 새해에는 일이 좀 더 잘 될까, 이런 걱정들이 눈사태처럼 밀려오는 이 시기에 위로해주는 것은 크리스마스인 것 같습니다.

이런 불안과 걱정을 잠시 내려놓고 주변을 물들인 빛들을 즐길 수 있는 시간, 도시 곳곳에 나무들이 자라고 그 나무들에는 여러 선물이 열매로 맺혀있는 공간들.

크리스마스만큼은 근심·걱정 없이 행복한 마음을 채워봅니다. 산타할아버지라는 존재는 불안한 어른들이 만들어낸 위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선물을 몰래 채워두고, 도시를 밝히며 본인들의 불안함을 가릴 수 있는 그런 위인.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기 전 세상을 내려놓고 잠시 행복감을 즐기기 위한 의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러분들의 크리스마스는 어떻게 빛나고 있을까요?

날씨는 춥지만, 마음은 포근한 그런 크리스마스로 다들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계절의 갈피

님은 크리스마스 잘 보내셨을까요?

시절 : '메리 크리스마스’ 마법 같은 주문이에요,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말을 들으면 어쩐지 설레고 행복해져요. 겨울은 모든 계절 중 가장 앙상한 계절이지만 크리스마스 덕에 근사하고 포근하게 다가와요. 성탄절의 온기로 남은 겨울도 거뜬히 견뎌보자고요! 편안한 연말 보내세요.

비안 : 이번 크리스마스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라고 하기엔, 폭설이여서 당황스러웠어요. 적당히 눈이 내리면 분위기에 맞춰 즐길 수 있겠는데 요새는 눈이 내리면 누군가의 안전을 안위를 걱정하게 됩니다. 눈이 내리면 그저 눈싸움할 생각에, 썰매를 탈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쁘기만 하던 철없는 시절이 지나간 듯 해요. 한편으로는 그 시절이 그립기도 합니다. 그래도 다같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만끽했으면 하는 마음이 누군가의 안위를 생각하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모두에게 행복했을, 모두에게 추억이 되었을 크리스마스로 지내셨길 바랍니다.

성와니 : 저도 매년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바랬는데, 생각보다 너무 확실한 화이트 크리스마스여서 당황할 뻔 했네요. 대신 그만큼 연말 분위기를 깊게 느낄 수 있었고, 여느때보다 마음과 생각들을 잘 마무리할 수 있는 크리스마스가 되었네요! 필님도 뜻깊은 날을 보냈군요. 남은 연말도 잘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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